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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적 수련 (Deliberate Practice) (사전 공유 ver)

1. 왜 우리는 제자리걸음을 할까?

우리는 거의 평생 양치질을 하지만, 왜 양치질의 '달인'이 되지 못할까요? 왜 10년 차 개발자가 2년 차 개발자보다 항상 뛰어나다고 말할 수 없을까요?
단순히 시간을 많이 투입하는 '반복'과 '경력'만으로는 전문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전문가들의 성과를 연구해 온 심리학자 안데르스 에릭손은 그 이유를 명확히 밝혀냈습니다. 성과를 결정짓는 것은 연습의 '양'이 아니라, 특별한 종류의 연습, 바로 '의도적 수련(Deliberate Practice)'의 양이었습니다.
경험은 일, 놀이, 수련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중 수련에 투자된 시간만이 퍼포먼스 향상과 관련이 있다. (...) 하지만 단순한 반복 연습은 아무 도움이 안 된다. 자기 자신을 관찰하는 것, 그리고 피드백을 통해 재조정하는 것, 특별히 현재의 기량 증진을 위해 설계된 훈련 등이 중요하다.
- 김창준 <함께 자라기>
그렇다면 우리가 해온 '연습'과 전문가들의 '의도적 수련'은 대체 무엇이 다를까요?

2. 무엇이 '의도적 수련'을 특별하게 만드는가?

에릭손은 의도적 수련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모든 연습이 완벽을 만들지는 않는다. 특별한 종류의 연습, 즉 의도적 수련이 필요하다. 이는 잘하지 못하거나 아예 할 수 없는 것을 상당한 노력과 구체적인 방법으로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것이다."
- 안데르스 에릭손
핵심은 ’컴포트 존을 벗어나 약점을 공략하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피겨 스케이팅 선수는 연습 시간의 68%를 점프나 스핀처럼 어렵고 실패하기 쉬운 동작에 쏟아붓습니다. 반면, 아마추어는 48%만을 어려운 연습에 투자하며, 이미 잘하는 동작을 반복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씁니다.
"아마추어와 최고 선수와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최고 선수는 연습 시간의 대부분을 자신의 약점을 개선하는 데 집중한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실패를 대하는 태도에 있습니다.
그들은 넘어졌을 때 그냥 일어나서 같은 동작을 반복하지 않습니다. 잠시 멈춰 "왜 균형을 잃었지? 다음에는 무엇을 다르게 해야 할까?" 라고 스스로 질문하며 성찰합니다. 즉, 목표와 현재 상태의 차이를 줄여나가는 '불일치 감소(Discrepancy Reduction)' 전략을 끊임없이 수행합니다.

3. 전문가의 비밀 무기: '심적 표상'

의도적 수련은 궁극적으로 무엇을 만드는 걸까요? 바로 전문가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강력한 정신적 이미지, '심적 표상(Mental Representation)'입니다.
이것은 어려운 개념이 아닙니다. 체스 마스터를 예로 들어보죠.
체스 마스터는 초보자보다 기억력 자체가 월등히 뛰어난 것이 아닙니다. 실제 경기에서 나올 법한 체스판을 보여주면 초보자보다 훨씬 더 많은 말을 기억하지만, 말이 무작위로 놓인 체스판에서는 초보자와 기억력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체스 마스터는 각 체스판을 하나의 패턴으로 인식했다. 한 체스판 위에 있는 모든 체스 말이 그 체스판에 있는 다른 체스 말과 연결되어 있었고, 심리학자들이 '덩어리(chunk)'라고 부르는 것을 구성했다.
- 아투로 E. 허낸대즈 <제대로 연습하는 법>
전문가는 세상을 조각조각 보지 않고, 의미 있는 '덩어리'와 '패턴'으로 봅니다.
마찬가지로, 전문 개발자는 복잡한 코드를 보았을 때 알파벳의 나열이 아닌, "아, 이건 API 응답 값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Parse, Don't Validate' 패턴이 필요한 상황이군" 과 같이 익숙한 패턴의 조합으로 인식합니다.
의도적 수련은 바로 이 '심적 표상'을 뇌에 새겨 넣는 과정입니다. 잘 구조화된 심적 표상이 많을수록, 우리는 더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4. 프로그래머의 길: 어떻게 '일'하며 '수련'할 것인가?

여기서 프로그래머의 딜레마가 시작됩니다. 연주가는 평소에 수련하고 무대에서 공연하지만, 프로그래머는 특별한 수련 시간 없이 늘 '공연(업무)'을 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바로 그 딜레마에 대한 구체적인 해답입니다. 우리는 '일하는 방식' 자체를 '의도적 수련의 장'으로 만드는 방법을 10일간 집중적으로 훈련합니다.
안전지대에서 약점을 공략합니다.
우리는 10분 타이머와 Red-Green 사이클을 통해, 복잡한 업무를 실패해도 안전한 작은 단위로 나눕니다. 이 작은 사이클 안에서 디자인 패턴 북에 정의된, 우리가 공통적으로 겪는 '약점'들을 하나씩 정복해 나갑니다.
가장 짧고 강력한 피드백 루프를 만듭니다.
하루 세 번의 점검과 페어 코딩, 그리고 코치와 현업 퍼실리테이터의 피드백은 우리가 길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궤도를 수정하게 만드는 '빨간펜' 역할을 합니다. "내가 지금 무엇을, 왜 하고 있는가?"를 끊임없이 되묻게 만듭니다.
우리만의 '심적 표상'을 구축합니다.
전문가 영상 분석을 통해 그들의 사고 패턴을 '추출'하고, 패턴 적용 실습을 통해 우리 것으로 '내재화'합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며, 우리는 문제 상황에 맞는 해결책을 즉시 떠올릴 수 있는 우리만의 정교한 '심적 표상'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게 됩니다.
이 10일간의 여정은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시간이 아닙니다.
자신의 한계를 직면하고, 의식적인 노력으로 그 한계를 부수며, '진짜 전문가'의 학습법과 사고 체계를 통째로 습득하는 시간입니다. 쉽지 않겠지만, 가장 확실하고 빠른 성장의 길이 이라고 확신합니다.